대부분의 사람은 성인이 되면
상황을 조금은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이 생깁니다.
누군가 화를 잘 내면
'어휴, 저 사람은 그럴 일도 아닌데, 좋게 말해도 될 것을 왜 화부터 내지?' 하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
화부터 내는 부모를 보며 자란
사람은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우리 엄마는 꼭 저런 식으로 반응을 하더라' 하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자라면서 자기 자신을 꾸준히 왜곡시켜 나가게 되지요.
그러면 어른이 되어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왜곡된 자아상으로 상황을 해석해 버리고 맙니다.
제가 상담할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제대로 반응해 줘야
아이는 안정된 성격을 가진 어른으로 자랍니다.
대인 관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혼자 있어도 외로워하지 않는 어른으로요.
반대로 어머니가
아이의 신호를 귀찮아하고
무시하거나 내킬 때만 반응해 주면
아이는 굉장히 불안한 사람으로 자랍니다.
부모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도 알아야 하지만, 그 부모가 어떤 사람이기에 나에게 이런 상처를 주었는지도 알아야 해요.
그래야 마음의 짐을 좀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마음 깊이 '아, 이건 엄마라는 사람의 문제였구나. 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었던 거구나'를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내가 그렇게 사랑받지 못할 만큼 문제가 많거나 가치가 없는 사람이 아니었구나'를 깨달아 갈 수 있습니다.
'내'게 문제가 있어서 그랬던 것이 아니에요.
부모라는 사람 자체가 가진 문제라는 것을 마음 깊이 알아차리세요.
한발 떨어져 부모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분석해 보세요.
부모는 내가 아니에요.
나는 부모가 아니에요.
- 오은영의 화해/오은영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