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길은 없어도 내가 갈 길은 있다
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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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죽음이 싫었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밤마다 꿈에

저승사자를 만나면서 더더욱 죽음의 공포에 쌓여 갑니다.

노인은 가족들에게 담장 위로 철조망을 치고 대문도 하나 더 만들고 자물쇠도 단단히 채우라고 일렀습니다.


그리고 노인은 이 정도 단속하면 저승사자도 함부로 못 들어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저승사자가 불쑥 나타났습니다.


"노인장! 이승의 인연이 다 됐으니 나를 따라 저승으로 갑시다."


"아니, 그렇게 문단속을 했는데 어떻게 사자님이 왔어? 나는 못 가! 억울해! 피땀 흘려 모은 재산 써보지도 못하고 내가 왜가?" 노인은 발악을 했습니다.


임종을 하겠다고 3남 2녀의 가족이 모두 왔건만 방에는 노인만 누워서 들리지도 않은 소리로 자식들을 불러 댑니다.


그때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아무리 불러도 소용없소.

지금 당신이 불러대는 자식들은 당신의 임종보다는 노인장이 남긴 재산 다툼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당신 생각인들 하겠소?"


노인은 억울하고 분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여보세요 사자님, 저승길이 멀고 험난하다는데 이 방에서 하루만이라도 쉬었다 가게 해주세요. 노자도 좀 챙기고 자식들도 한 번 더 보고 싶고..."

노인의 눈에서는 진짜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승사자가

"노인장! 저승길이 멀고 험난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런 것은 아니오. 

​재물이 있어 재물로 베푼 사람이나 재물이 없어도 몸과 마음으로 베풀며 산 사람들은 저승길이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길이지만, 갖은 나쁜 짓으로 돈을 모아놓고도 베풀지 못한 사람과 몸으로 죄를 짓고 말로 짓고 마음으로 죄지은 사람은 지옥이나 다름없는 저승 길이지요."


그 소리를 들은 노인은 눈이 번쩍 떠졌습니다. ​노인은 저승사자에게 애원했습니다.

"살면서 한 번도 베푼 적이 없지만 이제 저승길에 들기 전에 한 번이라도 베풀고 싶으니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노인은 일어서려고 발버둥 쳤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아들, 큰딸, 며느리, 사위를 아무리 불렀지만 노인의 목소리는 입안에서만 맴돌고 대답 대신 마당에서는 유산 다툼에 형제가 원수로 변해가는 혈전이 더해가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저승사자가 방문을 나설 때

꼼짝달싹할 수 없었던 노인은 휘청거리며 일어나 저승사자의 뒤를 따랐습니다.

노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그 눈물 따라 저승길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 나의 길은 없어도 내가 갈 길은 있다/ 설봉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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