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식, 저장식은
우리가 의식하든 하지 않든,
접촉되고 경험되어지는 것은
모두 저장된다는 것입니다.
저장된 경험은
뒤에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다른 형태로 변형되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저장식은 5가지 과정을 거쳐서 저장됩니다.
① 촉(접촉)
② 작의(주의, 정신적 개입)
③ 수(느낌)
④ 상(경계, 변별, 분별)
⑤ 사(경향성, 의도)의 과정을 거쳐서 저장됩니다.
즉 앎의 발생의
첫 번째 단계는 접촉입니다.
눈으로 보든, 귀로 듣든, 혀로 맛보든 감각기관과 마음은 각각 그 대상과 접촉하게 됩니다.
접촉이 되면 그에 따른
느낌, 필링이 있습니다.
그 느낌에 대해서
대상을 개념화가 일어나고,
대상을 향한 어떤 마음, 의지가 생겨나게 됩니다.
우리가 접촉, 주의, 느낌, 개념화, 의도의 과정을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에 종자로 저장된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선정 상태에서
이들의 발생과 소멸의 속도를
자각하여
따라잡을 수만 있으면
자각되어 지는 것들은
종자로 저장되지 않고,
그럼으로써 업의 흔적을 남기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장식의 특징은
무의식입니다.
전생 · 현생에서 내가
경험한 것들이 저장되어 있고
폭포수처럼 흐르고 있다가
인연과 조건이 맞으면 불쑥 튀어나와서 영향을 미칩니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조건이 맞을 때
날파리가 생겨나는 것과 같습니다.
인이 종자라면 연은 조건입니다.
뭔가 마음에 걸리고
신경이 쓰인다는 것은
저장식을 들여다보는 좋은 소재입니다.
우리가 불상을 보거나
하늘의 별을 보면서
성스러움을 느끼는 것은
불상이나 별이 성스러운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성스러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있는
불성을 체험하고 싶기 때문에
거룩한 사람을 보면 굉장히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우리 내면의 어떤 싫어하는 것이 터치되는 겁니다.
물론 대상의 에너지가
너무 강하면
그 에너지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사랑을 받지 못했거나
자기 안에 해결되지 못한
결핍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기도 모르게 부정적인 면에 끌리게 됩니다.
우리는 저장식을
직접 알 수는 없지만
정서와 감정을 통해서
저장식의 어느 영역이 미해결된 채 저장되어 있는지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유난히 화가 나는 일과
유난히 끌리는 일은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같이 가는 겁니다.
자기 안에 억압되거나
자기 안에 걸리지 않으면
그냥 편안하게 알아차리고
객관적으로 인식할 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는 않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주는 것 없이
밉고 싫어진다면,
그 마음이 일어나는 내면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의 어떤 모습이나
태도 방식들은
우리 자신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은 인연은 오지 않는다는 『대승기신론』의 가르침을 한 번 더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치유하는 유식 읽기〉서광 스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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